출향인사 권용락씨, 마을잔치 열어줘 주민 “칭송”
타지서 44년간 교직 생활, 퇴직 후 고향 찾아

40여 년 전 고향을 떠난 출향인사가 마을 잔치를 열어줘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지난 6일 정오 12시 안정면 동촌1리(이장 김승호.63) 마을회관에서 50여명의 어르신들에게 삼계탕과 술, 고기 등을 대접하는 잔치가 열렸다. 동촌1리 피끝마을이 고향인 권용락씨(66)가 그리던 고향을 찾아 잔치를 연 것이다.

인사에 나선 권씨는 “제가 우릉골댁 8남매 중 여섯째아들 용락이시더”로 입을 연 뒤 “고향을 떠나 44년간 하루도 고향을 잊어 본적이 없었다. 2시간이면 오는 길을 44년이 걸렸다”며 “특히 날마다 고향 피끝 마을을 노래처럼 되뇌이시던 어머님을 한번 모시고 오지 못한 점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제 어머니 우릉골댁이는 제가 모시고 살다 20년 전에 세상을 떠나셨다”며 준비해 온 게르마늄 목걸이 등의 선물을 어르신들에게 일일이 전하기도 했다.

현재 수원에서 살고 있는 권씨는 40여 년 전 오계초등학교와 영주종고를 거처 안동교육대학을 졸업한 뒤 예천군에 교사로 발령이 나면서 24세에 고향 피끝 마을을 떠났고 40여 년간 경기도 일원에서 교직생활을 하다 2014년 경기도 안산시 신길초등학교 교장을 마지막으로 42년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했다. 퇴직 후 권 씨는 노인복지시설 등을 돌며 평소 취미로 익힌 색소폰으로 4년여 간 재능 기부를 해오면서 고향어르신들을 한번 찾아뵙기로 마음을 먹었고 앞뒷집에서 함께 자란 초등학교 동기동창인 박춘배(시청 국장 퇴직)씨의 도움으로 40여 년 만에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고향어르신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50여 명의 어르신들은 권씨가 준비한 삼계탕과 음료를 들면서 100여 가구가 모여 살던 옛날이야기로 꽃을 피웠고 권 씨의 ‘찔레 꽃’, ‘고향의 봄’ 등이 색소폰 연주로 흘러나오자 마을회관 안에는 이내 합창이 터졌다. 이장 등 젊은이들의 주선으로 어르신들의 노래자랑과 춤판이 오후 내내 이어지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정훈 안정면장 일행이 참석했다.

김이환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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