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식목의 계절 나무시장을 돌아보니

매년 4월 5일은 식목일이다. 1910년 순종이 친경제 때에 친히 나무를 심은 것에서 유래했다. 이후 1949년 4월 5일을 법정공휴일 ‘식목일’로 제정한 것이 지금에 이른다. 

이날을 전후로 전국에서는 대규모 나무 심기 행사가 실시된다. 2005년까지는 공휴일이었지만 2006년부터 제외됐다. 식목의 계절을 맞아 본지는 지난 18~24일 까지 지역내 묘목시장을 돌아봤다.

▲ 외지인이 영주 묘목시장을 찾는 이유
사과나무묘목을 구입코자 가장 많은 과수농가들이 몰리고 있는 봉현면 오현리 소재 영생농원(대표 오재영.42)을 찾았다. 

10여 명의 고객이 붐비는 가운데 안동시 북후면 두산리에서 온 원종일(52)·박복순(47)부부는 “건강한 미얀마(신품종 부사)와 후브락스(부사의 일종) 640그루를 포기당 1만5천 원에 샀다”며 1톤 차량에 묘목을 실었다.

이들 부부는 “사과농사를 꿈꾸다가 11년 전 고향 성남(경기도)에서 안동으로 귀농했지만 여전히 고생하고 있다”며 “4천여 평의 사과밭을 가꿔오다 욕심이 생겨 지난 겨울에 4천 평의 땅을 더 매입해 과수원을 늘릴 생각”이라고 했다. 

예천에서 3천여 평의 사과밭을 경영하고 있다는 여성환(73)씨는 “농장을 조금 늘리고 싶어 부사 100포기와 영생농원이 개발특허 출원 중이며 잎 적과와 반사필름을 깔지 않아도 되는 로열킹 100그루를 샀다”고 말했다.

여씨는 “예천 인근에도 묘목생산업자들은 많지만 품종을 속이는 비양심적인 업자들이 있어 이곳까지 왔다”고 했다. 또 “대구 인근에 가면 포기당 1만원 미만에 거래되는 묘목(사과나무)도 많지만 품종에 한번 속으면 사과가 달리는 4~5년을 허비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신용 있는 업체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을 했다.

정선군 농업기술센터 공무원인 원종호씨(46)는 농업기술센터 앞마당에 심을 꽃사과 20포기를 구입하기 위해 묘목밭을 다니고 있었다.

묘목출하에 진땀을 흘리던 오재영 대표는 “부사 돌연변이종을 개발, 특허출원 중인 로열킹(후지의 일종)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허출원이 되는 다음 달 쯤부터 묘목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또 “지금도 하루 1~2만 그루의 사과묘목이 팔려나가고 있고 강원도와 충청지역의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영생농원은 휴천동에서 영생당약국을 운영하던 오 대표의 조부 오세익(67년 작고)씨가 1935년 일본 관광길에 올랐다가 사과묘목생산에 빠져 기술을 습득한 1940년부터 영생농원을 창업해 사과묘목을 생산하고 있다. 부친 오수석(74)대표가 가업을 이어오다 현재는 대학 원예육종과를 나온 손자 재영씨가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유실수 전반을 살펴보면 왕자두(추희), 호두, 복숭아, 밤나무, 매실, 블루베리 등 30여종의 과일묘목은 포기당 5천원~1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영생농원 054-636-6575)

▲ 영주 과수 묘목의 자부심
24일 오전에 들른 봉현면 오현리 소재 지복농원(대표 장지문.54)에는 8~9명의 고객들이 묘목을 살피고 있었다.

강원도 영월군 남면에서 왔다는 김철수(58)씨는 “지난해 후브락스 1천200포기를 구입해 6천여 평의 과수원을 조성했지만 빈밭 1천800평이 남아있어 부사 400포기와 자홍 110포기를 1만5천 원씩에 추가로 구입했다”고 말했다. 

우복범(60.강원도 영월군)씨 부부는 지복농원에서 개발한 ‘홍트림(홍로아조변이)’ 170포기를 샀다고 했다. 사과묘목 전문생산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장 대표는 지난해 신품종 ‘홍드림’을 개발하면서 과수종묘우수업체로 선정됐고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지복농원 054-633-2580)

이밖에도 영주농협(054-639-3300)이 지난 16일부터 4월20일 까지 농협파머스마켓 마당에서 30여종의 유실수 묘목을 전시 판매하는 나무시장을 열고 있다. 

영주시산림조합(054-635-4244) 역시 지난 13일부터 4월 14일까지 조림용 묘목에서 유실수까지 40여 품종의 묘목을 갖추고 가흥택지 부영아파트 앞 산림조합 종묘포에서 나무시장을 열고 있다.

김이환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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