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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물 없는 취수탑(사진 (1))과 장중덕 회장이 자비로 마련한 양수시설(사진 (2)), 1톤차에 물을 싣고 가 다시 물탱크에 옮겨 담아 밭작물에 관수를 한다.

3년째 미 담수에 밭작물 용수공급 ‘대작전’
일부 농민은 자비 들여 관정 파기도

평은면 지역에서 농지가 가장 많은 평은리와 천본리 등 평은면 대부분 지역의 농지들이 영주댐 담수를 이용하도록 설계가 돼 있지만 수자원공사가 3년째 담수를 하지 않아 농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7일 오후 주민들을 만났다. 돌아봐야 이해가 빠르다는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둘러본 현장은 구불구불 산허리를 휘감으며 새로 난 도로 아래 내성천이 바닥을 드러낸 채 실개천이 흐르고 있었고 7~8부 능선에 자리한 밭이나 댐 주변에 자리한 밭가에는 대형물통(2천L)들이 어김없이 놓여 있었다.

장중덕(65) 평은면 이장협의회장은 “댐건설 이전에 사용하던 소류지나 암반관정 등은 관리가 안돼 사용불능 상태이고 용수공급을 위해 시가 시공한 두 곳의 취수탑 역시 댐에 물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평은면 지역은 수박, 마, 고추 등의 작물이 주 작목으로 관수시설 없이는 10가구 중 8~9가구는 폐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강모씨(전 이장)는 “댐 건설 전에는 금광리 일대의 들판이 가장 넓었으나 지금은 평은리와 천본리 일대에 농지가 가장 많다”며 “소규모 저수지나 암반관정에 의지하는 쌀농사는 큰 문제가 없지만 양수시설에 의지해야 하는 밭농사는 농사 지을 물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용수부족으로 폐농한 지난해의 경우를 설명했다. 강 씨는 또 “수자원공사가 강바닥을 수 km를 굴착해 만든 취수탑 2곳은 현재 이산면으로 공급되고 있다”며 “댐 조성으로 피해가 가장 큰 평은면 지역을 먼저 배려해야할 수자원공사가 평은면은 외면한 채 이산면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고 수자원공사에 대한 서운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 주민은 궁여지책으로 장 회장이 자비 200여 만 원을 들여 연중 물이 마르지 않는 예고개 아래 계곡에 우물을 파고 양수시설을 설치해 날이 밝으면 인근 주민들이 1톤 화물차로 물을 길러다 관수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물탱크를 채우고 있다며 언제까지 이렇게 고달프게 농사를 지어야 할지 기약조차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건설과 농지계 나모담당은 “시는 평은면 지역 농업인들의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해 평은리 국도 아래와 문수면 만방로 입구에 42억 원의 예산으로 취수탑 2곳을 설치했으며 오는 6월 중순 관로 시설공사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 “평은면 지역에는 17곳의 암반 양수장과 4곳의 저수지가 있어 지난해와 같은 기록적인 가뭄만 없다면 큰 문제는 없다”며 “주민들의 민원이 있다면 보수를 겸한 시설점검에 나서겠다”고 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댐에 물을 채워야 주민들의 불편이 해소될 전망이어서 수자원공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을 받고 있다.

김이환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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