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분연탄개발에 나선 괴짜공무원 김영주 팀장

환경오염의 주범인 축산 분뇨를 주 재료로 연탄제조를 연구하고 있는 괴짜 공무원이 있다. 영주시농업기술센터 축산과에 근무하고 있는 김영주(58.축산기술사)팀장이 그 주인공이다. 김 팀장은 축산기술사로 한우농가교육과 한우사양관리 등을 담당해 오면서 지난 8월 초부터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한우사업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우분(牛糞.소똥)을 이용해 연탄 개발에 착수했다.

 

골칫거리 축산분뇨

“우분이라 하면 통상적으로 축사를 청소하면서 걷어낸 소의 배설물과 축사에 깔아준 톱밥, 왕겨 볏짚으로 섞여있는 축산퇴비를 말합니다. 소의 배설물만 따로 받아 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김 팀장은 “최근 축산 농가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무허가 축사 적법화사업도 축산분뇨에서 비롯됐고 영주댐 녹조문제도 축산분뇨가 주범이라는 언론발표도 있었다”며 “우분과 톱밥, 볏짚은 열량이 높아 시중 연탄과 동일한 수준의 제품 개발에 성공할 경우 축산농가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고 말했다. 또 “현행법상 축사허가지역에 축사를 짓더라도 퇴비공장과 축분 수거계약이 없으면 한우를 사육할 수 없다”며 “퇴비공장도 환경부가 정한 처리 능력 내에서 농가와 계약해야 한다는 엄격한 제한이 있어 축분 처리문제가 한우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직접 실험을 해보니

김 팀장은 “축분을 발효시킨 뒤 연탄을 50%를 섞어 사용해 본 결과 기존의 연탄열량(4,500칼로리)과 열량문제는 별 차이가 없었지만 연소시간이 연탄(8시간)보다 4시간 정도 짧았다”고 했다. 또 “진흙을 섞는 연탄만큼 단단하게 뭉쳐지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하고 석탄과 우분을 60대 40의 비율로 찍어본 결과 기존에 버금할 만큼의 단단한 우분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존의 연탄재에 비해 퇴비성분 함량이 월등히 좋지만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은 숙제로 남아 있다. 열량이 뛰어난 야외용 우분연탄 개발 등 제품 다양화를 통해 폭넓게 소비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는 김 팀장은 “연구가 길어져 신세를 졌던 연탄공장 관계자가 피로감을 느끼면서 새로운 조력자를 찾은 결과 연구자재들을 모두 갖추고 있는 모(풍기읍)씨를 찾은 뒤 문제점 해결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열량문제도 시중연탄과 맞출 수 있으며 잘 부스러지는 문제도 해결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우분이 주재료로 사용되므로 환경법에 저촉돼 환경부의 자문이 있어야 하고 두 번째 자금력과 판로문제입니다”

환경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축산폐기물을 이용한 사업이라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민간자본 유치 자체가 어렵다는 그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관심을 나타내야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했다.

 

남은 숙제와 전망

“시중연탄과 같은 품질의 우분연탄을 생산, 저소득층 연탄보조에 시험공급을 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야 하며 확실한 제품으로 인정을 받을 경우 대한광업진흥공사에서 전국적으로 보급하고 있는 연탄쿠폰 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는 있습니다”

김 팀장은 “우선 넓은 공터를 확보, 대형발효기 2대를 들여놓고 1~2대의 트럭과 로우더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투자금액이 크지 않다”며 “우분이나 계분은 발효기에서 3일이면 충분히 발효되므로 연탄이 아닌 고형비료 또는 과립형 비료를 생산, 산림용이나 농가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비료를 만들면 경쟁력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20여 양돈 농가를 위해 228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돼지분뇨처리장의 5~10%정도의 예산투입으로 1천600여 한우농가들의 애로를 해결할 수 있다면 획기적인 사업이 아니냐”며 “문제는 정부나 지자체의 결심”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70%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고 완벽한 제품생산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와 함께 특허신청을 할 생각이라는 김 팀장은 완벽한 준비가 끝나는 대로 예산확보에 나설 생각이라고 했다.

김이환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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