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 첫번째 두봉 주교

4회 백남상 인권봉사상 수상
전국 5개 단체에 각 1천만원 기부

평생을 사회적 약자의 인권 신장과 지역 발전에 이바지해 온 한 종교인이 자신이 받은 상금 전액을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단체에 전액 기부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천주교 안동교구 초대 교구장인 두봉(Rene Dupont. 90) 주교가 사회적 약자의 인권 신장과 지역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6일 한양대 백남음악관에서 열린 ‘제4회 백남상’ 시상식에서 인권봉사상을 받았다.

두봉 주교는 1954년 한국에 선교사로 파견된 후 1969년부터 21년간 안동교구장으로 재임하며 도시 노동자와 농민들을 위한 농촌·사회운동을 전개해 인권 신장과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특히 상지여자전문학교(현 가톨릭상지대학교), 상지여자중고등학교를 설립해 여성의 교육 기회 확대에 힘썼고 한센병 환자를 위해 우리지역에 다미안병원을 건립해 한센병 조기 발견과 치료에 이바지했다. 1973년에는 ‘한국신체장애자 직업훈련원’을 건립해 신체장애인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두봉 주교는 수상 소감을 통해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어서 이 상을 받게 됐다. 그분들을 대표해 이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공을 돌렸다. 또 ‘백남 선생의 삶을 한 마디로 ‘사랑의 실천’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백남 선생이 크리스챤으로 예수님을 닮은 삶을 살려고 애쓰며 사셨음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백남 선생의 정신대로 받은 상금(5천만원)은 모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을 위해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두봉 주교는 시상식 이틀 후 곧바로 최근 우리고장 영주에 새롭게 문을 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인 ‘더사랑의 집’을 비롯 유진벨 재단(북한의 폐병 환자들을 위해 약품제공 및 방문 치료), 서울 성가복지병원(가난으로 힘겹게 사는 이들을 위한 완전무료치료), 캄보디아 뿌삿 안나스쿨(배움 기회가 없는 아이들 800명을 위한 교육),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부아케병원(가난으로 치료 못받는 이들을 위한 치료) 등 5곳에 각각 1천만원 씩 송금을 완료했다.

두봉주교를 가까이에서 보좌하고 있는 한 신부는 “백남기념사업회의 수상 사전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행복, 행복 찾는데 가장 큰 행복을 체험하는 길은 바로 사랑의 실천’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송금을 완료한 후 마치 과제를 마친 학생처럼 행복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백남기념사업회가 운영하고 있는 ‘백남상’은 한양대 설립자인 백남 김연준 선생의 희생과 봉사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3년 제정된 상으로 격년으로 공학과 음악, 인권봉사 등 세 부문의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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