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짓다만 실버타운 8년째 흉물 방치

안정 봉암리 주민들...철거요구, 영주시...사유재산 침해못해

지난 98년 안정면 봉암리 410번지 일대에 부지 3천900여평에 건평 1천300평(2층) 규모로 공사가 시작됐던 사설 양로원 동양 실버타운이 업자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되는 바람에 현재 흉물로 방치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시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아 건물공사가 시작된 동양실버타운은 유료 양로시설로 인가받아 당시 1층 골조를 세우고 슬라브 합판을 깔다가 만 채로 부도가 났다.

현재 사업주 김모씨는 사기혐의로 제천검찰지원에 구속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짓다 만 건물은 지난해 채권자들이 관계부서에 인수 의사를 보이기는 했지만 몇몇을 거쳐 현재 압류가 되어 있는 상태이다.

황모씨(50) 등 이 마을 주민들은 "건물들이 폭격 맞은 철원의 인민군 청사처럼 흉물스러워 관계당국에 몇 차례 철거나 대책을 요구했지만 별 반응이 없다"며 "건물을 하루빨리 목적대로 사용을 하든지 지을 형편이 안되면 차라리 철거를 하라"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또, 주민들은 "부도나 공사중단 등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철거 등을 염두에 둔 예치금 한 푼 받지 않고 허가를 남발하는 바람에 흉물스런 건물로 인해 8년째 마을 분위기만 을씨년스럽게 하고 있다"며 시를 원망했다.

하지만, 시는 사유 재산인데다 복지부의 예산지원을 한 푼도 받지 않은 사설 양로원이기 때문에 방법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해마다 공사를 조속히 진행해 달라는 독려문을 업자에게 보내고 있지만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동양실버타운은 공사 시작부터 입주자로부터 분양대금을 받아서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분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은행 융자 상환 등의 독촉에 밀려 부도가 났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입지선정 과정에서 부지를 소개하는 등 깊숙히 관여했던 우리 지역의 안모씨는 8천여만원을 이 사업에 투자했으나 부도가 나면서부터 가정이 어려워지자 3년 전 홧병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버타운 공사현장 바로 뒷산은 안정면의 영산 용암산이 위치해 있어 해마다 해맞이 인파와 주말이면 등산객으로 붐비지만 용암산에서 내려다본 실버타운은 흉물스럽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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