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생이녹색농촌체험마을 권오성 위원장

마을 주민 참여하는 영농조합법인 설립
전국 체험마을 중 5% 안에 드는 것이 목표

경북 영주시 풍기읍 금계리, ‘금빛 찬란한 닭이 알을 품었다’는 지명인 금계리는 소백산 비로봉 아래 금선정과 계곡을 둘러싼 노송으로 수려한 경치를 자랑하는 마을이다. 마을모양이 긴 배처럼 생겼다 하여 ‘장선(長船)’이라 불리다가 어느 때부터인가 긴 배만큼 오래 장수한다고 하여 ‘장생(長生)이 마을’로 불려진다. ‘큰 난을 피할 수 있는 10곳’으로 알려진 정감록의 ‘십승지’중 일승지인 장생이마을에는 마을사람들이 운영하는 ‘장생이녹색농촌체험마을’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실시한 전국 농촌체험휴양마을 평가에서 최우수 성공마을로 선정됐으며 경상북도에서 유일하게 A등급 성공마을에 선정됨으로써 우리지역은 물론 경상북도를 대표하는 마을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마을 주민들의 화합에 앞장서면서 ‘장생이녹색농촌체험마을’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권오성 위원장을 만났다.

▲ D등급에서 전국 최우수 체험마을로
“오너가 오너답지 않으면 그 조직은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불모지에서도 뭔가를 이뤄내면 동반 성장하게 되고 다른 곳에서 힘을 갖고 올 수 있지요. 그래서 다시 자신이 속한 조직에 힘을 쏟게 되고, 서로가 힘을 주고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는 조직으로 성장 할 수 있지요”

권 위원장이 처음 위원장을 맡았을 때 ‘장생이녹색농촌체험마을’은 D등급이었다. 그러나 마을주민들과 함께 힘을 모아 노력한지 1년 6개월 만에 전국최우수 마을로 만들었다. 권 위원장은 “원래 목표가 마을의 화합이었는데 작은 목표 하나는 확실히 달성했다”고 겸손해 했다.

권 위원장이 마을사람들과 운영하고 있는 ‘장생이녹색농촌체험마을’은 황토방 외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2곳의 숙소를 갖추고 있다. 체험객들에게 입소문이 퍼져 휴가철이나 연휴 기간에는 2개월 전부터 예약해야 할 만큼 인기다.

“지인들이 다녀가면서 좋아하시고 운 좋게 재방문율이 높아져 현재는 예약하고 와야 될 상황까지 왔어요. 전국에서 다양한 모임의 손님들이 많이 오시는데 최근에 암말기 환자들이 전국의 십승지를 탐방하는 모임을 통해 이곳을 방문을 한 적이 있어요”

권 위원장은 “‘위원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니 가슴이 뻥 뚫려요.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고 갑니다. 우리가 아무 일 없으면 3년 뒤에 꼭 들릴께요’라는 말을 남기고 가셨는데 그분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장생이녹색농촌체험마을’을 믿고 찾아주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전국의 1천 곳이 넘는 체험마을 중에서 5% 안에 드는 경쟁력 있는 마을로 만들기 위해 모든 조합원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힐링 영주’를 꿈꾸며 전문성 갖춘 체험마을 만들고자 노력
‘장생이녹색농촌체험마을’은 현재 ‘영농조합법인’ 형태로 26명의 조합원이 운영하고 있다.

“마을에 관심 있고 마을 운영에 적극 참여하는 주민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어요. 체험 마을의 이익은 모두 주민들과 함께 나눠 화합을 이끌어냅니다. 초심도 좋지만 융화가 필요해요. 나만 옳은 게 아니라 모든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반영을 해야 합니다”

작년부터는 ‘영농조합법인’에서 발생하는 기업이윤을 사회복지에 환원하고 있다. 고령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보행보조기, 안전지팡이, 집안에 누워 계시는 어르신에게는 기저귀, 노인정에 모이는 어르신들에게는 안마기를 선물했다. 또한, 오지마을에 있는 초등학교에 신문을 넣어주고 있으며 다문화가정에 문화티켓을 선물해주기도 한다.

처음엔 많은 갈등도 있었고 힘든 일도 있었지만 ‘영농조합법인’ 형태로 바뀌며 하나로 단합된 마을사람들은 순수 자비와 노력으로 톱과 망치만으로 7채의 원두막을 짓기도 했다.

“마을에는 10가지의 체험 프로그램이 눈여겨볼만합니다. 우수한 품질로 ‘풍기 인삼’을 활용해 이곳에서 한방 백숙과 단호박 식혜 등을 맛볼 수 있으며 마을 뒷산 젖소 목장에서 송아지에게 우유를 주거나 직접 짠 신선한 우유로 수제 치즈와 두부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방문객들이 먹거리를 통해 ‘힐링’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권 위원장은 ‘힐링 영주’를 꿈꾸며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음식테라피쪽으로 전문성을 갖춘 체험마을을 만들어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많이 부족한 저를, 믿고 따라 와준 주민들의 믿음과 신뢰가 지금의 ‘장생이녹색농촌체험마을’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주민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마을을 만들어나가고 싶습니다. 모든 조합원들이 등 따시고 배불렀으면 좋겠습니다”

▲ 빗자루 하나만 걸쳐놓아도 물길을 바꾼다
권 위원장은 현재 영주봉화낙농협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축협 이사로 선출되기도 했다.

“사십 년 만에 머리를 짧게 잘랐습니다. 저부터 먼저 변화를 시작하려구요. 장마 때 비가 많이 오면, ‘빗자루 하나만 걸쳐놓아도 물길을 바꾼다’라는 말이 있지요. 변화는 작은 것에서 시작합니다. 국민이 국민다워야 나라가 바로 서듯이 조합원은 조합원다워야 하고 이사는 이사다워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조합이 조합다워집니다. 또한, 조합과 조합원이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권 위원장은 “본인 스스로가 장벽을 깨트리지 않으면 유리벽 안에 갇혀 측근의 소리를 듣게 된다. 인의 장막에 갇혀 민초들의 소리를 못 듣게 되는 것이다. 낮은 자세로 열린 마음으로 쓴 소리에도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하고 무엇보다 단맛에 젖지 말아야 한다”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미경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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